반응형
통증 조절이 안 된다.
'엄마, 많이 아파? 그런거야?'
걱정할까봐 무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이신다.
그렇게 찾은 응급실, 벌써 이번 달만 세 번째...
'몰핀'과 함께 고통도 사라지지만, 이내 어머니도 사라진다...
깊은 잠에 빠진 것 처럼, 약에 취해 눈을 뜰줄도 모르고, 불러도 대답도 없다.
'엄마, 사랑해, 엄마, 잘 하고 있어, 엄마, 잘 이기고 있어...'
몇 시간동안 계속 손을 붙들고 속삭일 뿐이였는데, 반응하신다.
약에 취해 있으면서
'사랑하는 우리 엄마'
라는 말에
어린 아이 처럼 씨익...
정말로 오랫만에 편안한 미소,
기억은 안나지만, 날 나으시고 처음 날 안아 줄 때 저런 얼굴이 아니었을까...
갑자기 어머니가 이대로 돌아가실 것 같다는 생각에 하염 없이 흐느낀다...
손을 붙들고 기도한다...
소장 전체에 퍼져버린 암세포들...
일주일에 상상도 할 수 없이 상황이 악화 되었단다...
암세포로 인해 복수도 가득하단다...
순식간에 복수도 빼고,
어머니의 소장도 잘려 나가고,
어머니의 몸에는 튜브들이 꽂혀 우리에게 돌아왔다.
더 연약해진 상태로, 더 힘들어 보이는 상태로, 링겔 중간 마다 이상한 기계 장치들을 네 개나 달고, 어머니가 누워 있다...
아파하는 어머니를 살며시 안고 속삭인다.
'엄마, 내가 어렸을 때, 엄마 일하고 들어오면 엄마 차가운 얼굴하고 귀 만져 주던 거 기억나?'
힘없이 끄덕이며 링겔 줄로 가득한 손으로 내 등을 감싸안고 두드려 주신다.
'그럼, 기억나지...'
'사랑하는 우리 아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