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중심의 한국영어는 '학습 속도'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그래서 '영단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빠른 학습을 선호합니다. 비단 영어 학습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사회에서는 '빨리빨리'를 많이 외치는데, 영어 학습에서 '빨리빨리'는 과연 유익한지 오늘 글을 읽으며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글은
1. 학교에서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2. 학교 졸업 후 영어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3. 영어습득에 대한 패러다임 쉬프트
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학교영어, 패러다임 쉬프트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국의 학교영어는 영어를 영어로 대하는 학교와,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어서 대하는 두 부류로 나눌수 있습니다. 국제중, 외고, 민사고, 등, 영어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의 학생들은 영어를 영어로 대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이 아닌 경우 대부분의 일반 학교의 중고생들은 영어를 분해하여 한국어로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쳐 변형된 영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식으로 영어를 잘 한다, 못 한다의 기준도 만들어 지는데, 그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단어는 암기해서 시험 기준을 통과하면,
2) 독해는 우리 말로 잘 번역하고, 독해 지문 내용에 대한 문제를 잘 풀어내면,
3) 듣기는 들으면서 해석 잘하고 듣기 지문 내용에 대한 문제를 잘 풀어내면,
- 듣는데 왜 독해한다고 하느냐는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영어학습꿀팁/영어칼럼] - 영어 귀뚫기(1), 남들은 다 뚫었다는데, 번역하는 내 귀는 언제쯤 뚫릴까?
[영어학습꿀팁/영어칼럼] - 영어 듣기 - 문자 중심의 한국영어가 가르친 무리, 무모, 무한 악순환
4) 문법은 그저 패턴을 잘 외워서 시험 문제 속에서 패턴을 잘 발견하고 잘 풀어 내면,
잘 한 것으로 인정 받고, 영어도 잘 한다고 사람들에게 칭찬 받게 됩니다.
영어를 공부로만 할 것인가?
이런 칭찬들이 반복되면, 그러면 영어학습자 스스로도 영어를 잘 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착각도 잠시, 중고등학교때, 영어 100점 맞은 것, 우수한 영어 성적, 언어로서의 영어에 어떤 도움이 되던가요? 학교를 졸업하면 또 다시 영어학원에 다녀야만하는 환경이 열립니다. 그러면 그동안 공부한 공든 탑은 언제 무너진 것일까요?
졸업 후, 패러다임 쉬프트는 더욱 필요합니다!
공든 탑, 아쉽기는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선 적이 없습니다. 위에 링크해 놓은 글 '내 귀는 언제쯤 뚫릴까'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1층 없이 시작하려고 했기 때문에 계속 제자리 였습니다.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들이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방법인 한국말로 바꾸어 이해한 후, 학습을 끝내버리는 방식을 취합니다.
그래도 졸업 후 영어공부, 성인 영어 공부는 학생들의 영어 공부보다는 분위기가 나은 편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영어라는 언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은 당장 사업상, 업무상, 언어로서의 영어가 급해서 그런지, 스피킹 강좌를 비롯한 많은 실용영어 프로그램들이 눈에 보입니다. 한 20년 전만하더라도 오로지 공인 인증 시험 대비반만 가득했던 대형 어학원의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소리영어, 호흡영어 등, 영어를 훈련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발상들이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것, 이제 대한민국에서도 영어가 언어로서 인식되어 가는 구나 하는 착각도 들게 하지만, 그런데 그것도 그게 다 입니다. - 지인께 들은 이야기로는 일본은 이미 20여년도 넘는 시절부터 실용영어 분위기로 바뀌었다 합니다. 우리 영어 교육 시스템이 실용영어, 엄마에게 배운 언어의 방식대로 바뀌지 않는다면, 일본사람들에게 지금의 영어실력, 곧 따라 잡힐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점수가 중요시 되고, 영어 점수 먼저, 영어 구사 능력은 나중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영어 점수보다는 구사능력이 중요하고, 영어만 잘하는 것 보다는 실제 업무 능력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하지만, 구직자들은 인사 담당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관련 내용이 아래 글에 있습니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영어학습꿀팁/영어다큐다시보기] - 한국인 만의 오해, 영어학습 저편의 갑을 향한 욕망들
요컨데 한국의 영어 프로그램은 언어로서의 접근을 시작하고 있긴 해도, 아직도 대세는 문자 중심 한국영어, 시험 영어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실용영어가 힘을 쓰지 못하고, 사치로 여겨지는 분위기입니다. 혹시 여러분도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됐고, 당장 점수가 필요하니 단기간에 성적만 내줘요!
취업을 앞두고 스펙 쌓기에 몰두한 나머지, 진짜로 영어는 한 마디도 못 하는데 점수만 만점짜리 성적표를 들고, 이력서에 적힌 거짓말 같은 영어 스펙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닙니다. 어쩌면 서울대생도, 여의도의 증권가에도 영어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 KBS 다큐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를 보신 분은 아해하실 겁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 앞에만 서면 너무너무 작아질 수 밖에요. 가슴만 쿵쾅거리고...
어머, 나 왜이러니? 나 외국인 좋아하나봐!
영어, 넌 나에게 어떤 의미니?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느덧 영어 학원과 영어 학습자 사이에는 서로 독배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학원은 완전히 변질 되어, 실제 영어구사능력을 가르치기 보다는 점수 올려주는 강의 리스트로 도배하고, 학습자들은 점수 올려준다면 다른 것은 생각도 않는 우를 계속 범하고 있습니다. 서로 거친 독배만 주고 받기를 반복하며, 이제는 만취해 정신을 못차립니다.
그토록 바라던 영어 점수에 도달하면, 성취감은 있을지 몰라도. 영어완성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오로지 성취감만 남습니다. 어학연수도, 단기 영어 공부 프로그램이로 성적은 쭉쭉오르고, 뭔가 되는 것 같지만, 내 영어 구사력은 여전히 제자리 입니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 처럼 서로 속이고, 속아주기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어느게 현실인지 잊은채 자기최면에 빠져있는 것과 같습니다. 마치 출구가 없는 뫼비우스의 띠 처럼, 의문의 1패? 아니 의문에 연패입니다.
이즈음에서 이글을 읽으시는 당신에게도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당신에게 영어는 어떤 의미입니까? 어려우실까 보기 두 개 드리겠습니다.
1) 내 삶을 도울 다양한 도구 중 하나이다.
2) 취업, 승진을 책임져 줄 중요한 놈이다.
2)를 선택하셨다면 영어에 바둥바둥 메달려 가고 계신겁니다. 1)을 선택하셔서 영어를 지배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영어 학습, 영어에 대한 패러다임 쉬프트!
영어는 언어입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펼지던 분들은 대부분 안타깝게도 너무 쉽게 묻혀버렸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반짝 떴다가 사라집니다. 그러다보니 더욱 한국영어 학습자들은 뫼비우스의 띠 안에 갖힌 꼴입니다. 대한민국의 영어 학습자들은 눈물 날 정도로 열심히 영어를 공부합니다. 열심히 하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고, 영어 실력은 항상 제자리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의식을 바꾸시길 원하는 맘에 두 가지 패러다임 쉬프트(발상 전환)를 제안합니다.
1. 영어는 언어입니다.
2. 영어는 공부가 아닌 연습 대상입니다.
영어가 언어라는 점은 위에서 누누이 언급하였으므로 생략하고, 영어가 '연습대상' 이라는 부분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한국어 원어민인 우리는 모국어인 한국어를 아직도 연습하고 있습니다. 혹시 중요한 자리에서 발표 해 보셨습니까? 취업을 위해 자기 소개를 연습하던 모습, 우리모습 아닌가요? 하물며 영어는 어떻겠습니까? 영어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연습해야 합니다. 대화 상대가 없더라도, 자주 영어로 글을 낭독하고, 발표하듯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고, 영어 매체를 접하며 '영어 운동'해야 합니다.
장사꾼들이 잠깐해서 실력 확 올려줄께 하는 말은 더 이상 믿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건 여러분의 영어 구사 능력이 아니라 그저 숫자를 바꿔주겠다는 말입니다. 영어 실력은 연습 없이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제 패러다임 쉬프트가 필요합니다. 당장 성적이 급해서, 스펙쌓기 위해서 해봐야 별반 소용없는 영어 공부를 끝내시고, 영어 연습으로 발길을 옮기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제, 뫼비우스의 띠를 탈출합시다.
영어는 운동입니다. 마라톤 같은 운동입니다.
무엇을 해도 조급함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진리라는 것을 요즘 새삼 깨닫습니다. 영어공부를 운동에 비유하자면 42.195km를 뛰어야 하는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직 뛸 거리가 많은데, 전력질주로 100m 정도만 뛰고 마시겠습니까? 힘들더라도, 남들보다 훨씬 느리더라도 완주하는게 더 멋있고, 유익하지 않을까요?
영어 점수가 당장 필요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영어 구사능력 향상이 더 중요하다 계속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영어 학습 초기에 영어 학습자들은 이런 질문을 꾸준히 합니다.
영어 완성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리나요?
영어는 운동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빨리 되는 사람도 있고, 느리게 익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동안 10년 넘게 공부해도 안됐던 것은 생각 않고, 무조건 빠르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을 내 놓으라 으름장인 사람도 보았습니다. 지난 10년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한 것일 수도 있지만, 조급한 모습에 살짝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정상이겠죠?
서점에 잘 팔리는 영어 책 표지를 보면 'OO기간이면 영어가 된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습니다. 이것도 한국인의 조급증을 이용한 상술입니다.
그러니 조급증은 잠시 내려놓고, 편안하게 마라톤 처럼 생각하세요. 작은 것도 무시하지 말고 꾸준히 연습하시구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남들이) 변하게 되고,
(여러사람이)변하면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생육(널리 퍼짐)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其次는 致曲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아 爲能化니라)
영화 역린에 소개된 중용(23장)의 글귀입니다.
영어운동을 시작하는 우리 마음에 새겨야할 중요한 문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감히 제가 괄호 안에 제 사족을 달았으니 이해하소서!
여러분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빨리 뛰는 것,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국어 배울 때, 기록경쟁하시진 않으셨잖아요. 여러분도 이 악물고 끝까지 완주해 주시면 박수갈채가, 놀랍도록 향상된 나의 영어 실력이 여러분을 반기며 기다릴 것입니다.
같이 뛰어요! 엄마표 영어로 좋은 영어 습관을 만들어 드립니다!!
영어 마라톤 끝까지 달려보자!
P.S.
저에게 배운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학원에서 밥 벌어먹고 있어서서 너희들에게 진짜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없어 미안하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 내가 한 말이 기억난다면 날 찾아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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